20190624 일 못 하는 사람
오늘은 A씨 때문에 이 일기를 쓴다.
A씨는 얼마 전부터 같이 협업을 하게 된 다른 파트의 사람인데,
정말 남의 말을 안 듣는다.
이건 고의로 흘려들었다고밖에 안 느껴진다고 할까...
이쪽에서 3번은 자료를 수정해서 준다고 했는데,
그 말을 무시하고 일을 진행하질 않나...
그리고 그 자료를 파트장이 없는 사이에 내가 대신 A씨한테 전달을 했는데,
받은 당시에는 네 감사합니다 라고 해놓고선
이번 주에 보니 수정본 말고 고객사에서 처음 받은 자료로 떡 하니 일을 진행해놓은 것이다...
이쪽은 미치고 팔짝 뛸 지경...
아니 모르겠으면 그때 바로 물어보든지...?
그래놓고 받지 않은 척하면 그게 뭔지...? 띠용
난 사실 일한 경험이 그리 길지 않고 일 못 하는 사람도 많이 만나보지 못했지만,
A씨를 겪고 보니 일 못 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A씨 말고 같은 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B씨의 이야기인데,
걔는 정말... 사람 말을 흘려 듣는다.
그리고 이해되지 않았을 때 바로 물어보지 않고,
혼자서 맨땅의 헤딩을 하면서 시간을 왕창 버린 이후에나 물어본다.
(심지어는 먼저 어떻게 되어가고 있냐고 살보기 전까지는 업무에서 이해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물어보지 않음.)
걔는 정말... 일 못하는 사람을... 이렇게까지 전형적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인데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음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가장 난감하다.
같은 회의를 해도 늘 뭔가 놓치고 있다. 뭔가... 아주... 거대한 걸.
2. 물어보지 않음
표정을 보면 못 알아들은 것 같은데 어느 부분을 알아듣지 못하는지 파악할 수 없어서
어떻게 다시 설명해줘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최근에는 얘한테 어떤 업무를 설명하려면 같이 해보거나 하는 걸 보여주는 게 가장 빠르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잘 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사고가 덜 난다.
3. 툴을 다룰 줄 모름
혹은 그러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음. 구글의 존재를 알긴 하는 걸까?
B씨는 인터넷 즐겨찾기 기능조차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다.... 아직 왜인지는 물어보지 못했음.
회사에서 즐겨찾기 기능을 알려주는 그런 비참한 활동을 하고 싶지 않다.
늘 기계와 친하지 않다는 말만 하는데 진짜 짜부라뜨리고 싶다.
4. 기억력이 나쁨
5. 메모도 하지 않음
메모하는 실력 또한 형편 없음! 정말 왜 쓰는지 모르겠다... 맥락 없이 단어만 쓴다.
한번은 회의 중에 파트장이 OO 중 △△를 1번 정도 넣으면 될 것 같다고 하자
노트에 "1번"이라고 쓰고 밑줄을 두 번 긋는 것을 목격.
6. 메세지를 확인하지 않음
메세지를 빨리 확인하지 않고 답도 느리다...
업무와 관련된 건 아니지만 꼭 들어야 하는 사내 교육을 놓쳐 사유서를 쓴 적이 두 번 있음...
7. 전체를 보지 않음
전체를 파악한 다음에 일을 하지 않는 거 같다.
그래서 실수가 잦고 그걸 다른 사람이 발견하는 식이다.
제발 물어봤으면 좋겠다. 제발...
8. 더 어려운 업무를 원하지 않음
나도 단순한 업무를 참 좋아하는데, 그래도 기획 업무가 있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한다.
일단 단순 업무만 늘 하는 건 재미도 없고... 일을 받았으니 해야 하지 않나?
B씨와 함께 기획 업무를 맡은 적이 있는데,
파트장이 대부분 갖춰져야 할 얼개를 알려줬는데도 불구하고...
B씨는 그저 회의 요약본 같은 것만 들고 왔다.
이게 하기 싫었나...? 말을 못 알아 들었나...? 지금도 미스테리임.
그래놓고는 내 자료를 보고 와 정말 잘하셨다고 칭찬하는데 얘는 진짜 뭔가 싶었음...
(칭찬하는 것도 짜증난다는 말)
9. 종합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진다.
얘는 심지어 잡담조차 하지 않으면서 일을 하는데... 생산성도... 떨어진다.
제일 큰 문제가 1번과 2번인 것 같다.
이건 그냥... 인간의 문제임.
1번에서 가지치기해서 더 짜증나는 점은 얘가 사담을 나눌 때(좆같지만 그럴 시간이 꽤 있다)
내가 했던 옛날 얘기들을 아는 척한다는 건데
늘... 타이밍이 구린 것 같다.
(내가 얘를 싫어하기 때문에 늘 대화 중에 기분이 안 좋다는 것도 한몫하겠지.)
그리고 그럴 힘으로 일이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고.
(물론 맨날 졸라 사고만 치는 건 아니다. 은은하게 사고를 치고 있다.)
지금은 대충 포기했다...
요즘은 B씨에 대해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빈도도 많이 준 것 같다.
(아직도 졸라 하고 있다면 미안.)
내일도 포기한 채로 일을 하고 있겠지.
내일은 좀 즐거운 일기를 써야겠다.
가령 수영을 간다든지.
생리가 터질락 말락 해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