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가 된지 2년이 조금 넘었다.
나는 나를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입히는 부분은 조금 최선을 다하지 않을지도...)
나는 대학때도 자취를 해보지 않은 사람으로, 혼자 사는 삶에 대한 이해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지금은 충분히 높다고 생각함.)
그래서 자취를 하는 친구들이 왜 과일과 채소를 잘 못 먹는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가격이 비싸서 그렇구나, 라고만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혼자 살아보니 가격은 문제가 아니었다.
아 물론 가격도 문제다.
아무튼 과일과 채소를 사면, 썩히지 않는 게 그걸 사는 순간부터 미션이 된다.
7월 둘째주에 수박이 너무너무너무 먹고 싶어서 수박 7키로짜리를 한통 샀는데,
아직도 내 냉장고에 있다...
수박을 썰어서 하나는 락앤락통에, 다른 하나는 뚜껑이 없는 그릇에 대충 뚜껑을 덮어놨었다.
락앤락통에 있는 애들은 괜찮은데 나머지는 상태가 너무 안 좋아져서 어제 버렸다.
그래도 대부분은 먹었으니 상당히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과일을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가끔은 먹고 싶어서 미칠 때가 있다.
이래서 문제가 발생한다.
일단 사는데 (최소 단위가 너무 크다! 하나씩만 팔아줘) 한번 먹고 나면은 과일에 대한 열의가 떨어지는 것이다.
억지로 이틀에 한번은 먹어서 치워버리고... 그게 너무 귀찮다...
엄청나게 전투적으로 먹어야지 이놈들을 정상적으로 치울 수가 있다.
채소로 말할 것 같으면 샀던 건 한번씩 다 썩혀봤다...
가볍게는 마늘부터(한국 아닌 곳에서는 향신료로 들어간다지) 양파, 파, 양상추, 파프리카 등등...
야채는 좋아하는 가짓수가 정해져 있으니 썩힌 것도 적긴 하네...
유일하게 양배추는 썩히지 않았는데 양배추는 잘 썩지 않는 거 같다.
문제가 있다면 양배추의 양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많다는 것뿐.
마늘와 파는 소분해서 얼려놓는 걸로 문제를 해결했는데, 양파는 여전히 골짓덩어리다.
지난 달에도 썩혀 버려서 이제는 양파를 사지 말까 싶기까지 하다.
양파를 깐 다음에 랩을 싸놓으면 덜 썩는다고 해서 해봤는데 그것도 실패했고 (물론 그냥 두는 것보다는 기간이 훨씬 길긴 했다!)
껍데기째 놔두면 당연히 썩고
껍질을 바싹 말려서 보관하면 된다고 해서 말렸다가 보관했는데도 실패했다.
다음에는 신문지를 싸서 놔둘까 그런 생각도 든다.
아니면 이제 베란다가 있으니 베란다에 껍질째 놔둘까... 싶기도 하지만... 흠.... 미덥지 못하다.
집에서 밥 해먹는 날이 거의 주말밖에 없어서 양파를 아주 작은 거라도 한망을 사면 꼭 한두 개는 썩혀서 버리는 거 같다.
그리고 반찬을 내가 거의 요리해먹는 게 아니라 뭔가 구워먹거나 이런 게 다여서...
양파가 필요하지 않은 거 같기도 하고...
이번 달은 양파 없이 살아봐야겠다...
휴 지금의 고민은 딱복이 너무 먹고 싶다는 것인데 이걸 사서 내가 잘 먹을 수 있을지 🤔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고민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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