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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90518 멀고 먼 저축인의 길

3월에 반전세로 이사를 했다.

고정지출이 20만원 정도 줄어드니 당연히 저축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매달 저축을 시도하고 있는데 결국 월말에 깨는 패턴을 반복 중...

이사를 위해 대출을 받으면서 누적되어 있던 리볼빙도 전부 없애고, 내 앞엔 밝은 미래만 있을 줄 알았는데...

두 달이 지난 지금 다시 리볼빙을 쓰고 있다.

이걸 다 갚으려면 최소 6개월은 걸릴 것 같다.

(내가 성공적으로 지출을 줄일 수 있다면 말이다!)

뭐가 문제인 걸까? 심지어 이걸 어떻게 갚을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짰다.

문제는 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거다.

이사를 한다는 핑계로 좀 무리한 지출을 하긴 했다.

그래도 가지고 있었던 보증금도 있었고... 나름대로 계획을 잘 세운 것 같았는데 또 정신을 놓고 돈을 썼나 보다.

이건 의지가 박약하다고 해야 하나 충동성이 높다고 해야 하나...

"지출을 줄인다"는 목표가 다른 계획과는 성격이 달라서 너무 힘든 것 같다.

다른 계획들은 +로 어떤 행위를 하겠다는 다짐인데, 이건 -로 어떤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내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에 돈을 쏟는지 파악이 안 되면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카테고리별 지출 계획 세우기, 1일 1만원 쓰기, 월 약속을 4회 이하로 줄이기 등을 해봤는데 다 효과가 미미했다.

한 번 실패했을 때 자괴감을 크게 느끼고 이 방법들을 꾸준히 이어나가지 않았던 것도 문제인 거 같고.

 

정말 한숨이 나온다.

 

지난 달부터는 다시 엑셀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카테고리별 지출 계획에 추가로 횟수로 된 몇 가지 규칙을 세웠다.

 

1. 주중 카페는 1회만 갈 것. 

- 2월~3월에 습관적으로 주에 2회 정도는 오전에 카페에 들르고 있었으므로 이걸 좀 줄여보자 싶었다. 가계부를 보니 그전에는 그렇게까지 자주 가지 않았는데 2-3월에는 이 카페 저 카페를 많이 들렀다. 기록을 하기 시작하니까 자연스럽게 카페에 가는 일이 줄었다. 평일에 약속이 생기는 게 아니면 카페에 들르는 일은 0~1회로 줄었다. 원래부터 아침마다 커피를 마시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줄어든 돈은 미미하긴 하지만 내가 이걸 효과적으로 지키고 있다는 게 뿌듯하다. 

 

2. 배달은 월 1회만 시킬 것.

- 이사 전에 식료품을 사놓기가 애매해서 정말 배달을 많이 시켜먹었다. 배달 음식은 최소 금액이 있어서 한번 내는 돈은 많은데 남는 양도 많아서 2박 3일씩 그걸 먹어야 하니까 맛은 있지만 정말 짜증스러웠다. 그래서 배달은 정말정말 먹고 싶을 때 한달에 딱 한 번만 먹기로 정했다. 일단은 잘 지켜지고 있음. 한번 배달음식을 줄여본 경험이 있어서 그리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

 

3. 친구들과의 약속 월 4회로 줄이기.

- 외식비와 음주 비용이 월 지출에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늘 모임을 월 3회로 줄인다, 4회로 줄인다 말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처럼 꼼꼼히 기록한 적은 없었다. 이번에는 아예 엑셀에다가 정말 소소한 약속까지(평일에 생기는 급만남이나 밥만 먹고 헤어지는 모임) 다 적어서 세어보았다. 4월에 유독 약속이 많았다고 생각지도 않는데, 10회나 친구들을 만나서 놀았다... 세상에 보고 나도 놀랐다. (회당 3만원이라고 하면 30만원을 쓰는 셈...) 원래도 종이 달력에다가 잘 보이게 약속이 생기면 적어놓는 편이라, 늘 약속이 많다는 자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횟수가 많을 줄은 몰랐다.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해야 하나. 그거 외에도 혼자서 외식을 하는 날도 있으니, 외식비가 정말 어마어마 하다. 다음 달부터는 외식 횟수를 관리 해야 할까?

 

4. 혼술 끊기

- 혼술은 돈도 많이 들고 살도 찌는 정말 최악의 취미다. 많이 마실 때는 월 8회까지 마셨었는데, 가계부가 최근으로 갈수록 횟수가 많이 줄었고 지난 달과 이번 달은 통틀어서 1회 마셨다. 생각보다 많이 줄어서 방금 확인해보고 좀 놀랐다. 앞으로도 혼술은 하지 않는 걸로...!!

 

5. 장보기 횟수 월 2회로 줄이기

- 이건 다음 달부터 체크를 해볼 예정이다. 얼마 전에 "냉장고 파먹기"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장을 자주 보지 않고 냉장고에 남아 있는 식재료로 요리를 해먹는 것을 "냉장고 파먹기"라고 한다. 남아서 버리는 식재료도 줄어들고, 낭비되는 식비도 줄이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냉장고 파먹기는 이번 달부터 사부작 사부작 해보고 있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냉장고가 늘 텅텅 비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먹을 게 많아서 놀라기도 하고. 그리고 어차피 주중에는 집에서 저녁을 먹지 않기 때문에 장을 자주 볼 필요가 없는데, 괜히 배달 시키면 편하니까 이것도 시켜보고 저것도 시켜보고 하면서 식재료가 많이 쌓여 있는 것이 문제기도 했다. 아무튼 다음 달부터는 딱 월 2회만 장을 볼 것이고, 추가적으로 식재료를 사는 일을 줄일 것이다.

 

6. 주 용돈 쓰기

- 하루 1만원 쓰기는 효과적이지 못해서 도찐개찐이지만 주용돈을 써보기로 했다. 이번 달부터 주 용돈 10만원을 가지고 생활하자!고 해봤지만, 잘 지켜지지는 않고 있다. 3주 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 그나마 조금 조절이 되는 것은 월급을 받고 바로 모든 지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서 충동적인 소비가 약간 줄어든다는 느낌? 뭔가 사고 싶을 때는 계획해놓았던 소비를 해서 충동성이 높은 지출이 조금 줄어든 것 같다.(대신 식료품비가 늘었음. 식료품비는 나름대로 낭비가 아닌 소비라고 생각해서 죄책감을 덜 받으면서 쓰게 되긴 함.) 에고... 이 부분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가계부를 좀 더 들여다보고 횟수로 정할 수 있는 애들은 좀 더 횟수로 지출을 조절하는 게 좋을 거 같다...

하... 쌓인 빚이 있으니 한두 달 고생했다고 뭐가 시원하게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답답하긴 한데 소비 습관을 좀 고칠 필요가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싶다. 지출 줄이기 아자아자

 

에휴... 원고 끝나면 알바 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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